2021년 회고
2021년은 정말 많은 일들이 나에게 한 번에 일어났다. 일단 졸업과 동시에 직장을 얻게 되어 출근을 하게 되었고, 20살부터 다니던 교회를 떠나 새로운 교회를 가게 되었다. 새로운 것들 투성이었던 2021년을 되돌아보며 남들 다 작성하는 회고를 작성해보려 한다.
개발자
취업
1월 4일에 개발자로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취업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기대도 많이 되고, 걱정도 많이 되었다. 내가 내 실력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불안했다.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데 코드를 짜도 되나? 라는 생각도 많이 했고, 어떤 것을 공부해야 될지도 막막했다.
첫 출근 날은 인사팀에서 출근 시간을 1시간 일찍 알려줘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30분 동안 혼자 앉아 있었다. 다행히 9시 반에 연구소 직원분들이 들어오면서 인사를 나눴고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어서 모든 분을 뵙지는 못했지만 깔끔한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처음에는 10시부터 7시까지 앉아 있는 것이 조금 힘들었다. 바로 업무에 투입된 것도 아니었고, 어느 정도의 공부해야할 것들은 받았지만 8시간이나 걸리는 문제가 아니었어서 중간중간 뭘 해야하는지에 대해 눈치가 많이 보였다. 1월은 그렇게 지나가고 2월부터 업무에 본격적으로 투입되었다. 간단하게는 메뉴를 고치는 작업부터 알림 페이지 수정 등과 같은 기존 페이지를 수정하는 일을 주로 맡았다. 3월을 넘어가면서 새로운 페이지를 제작하는 업무도 맡게 되었고, 4월은 거의 매일 야근을 하며 지낸 것 같다.
2월부터는 개인 스터디를 시작했고, 자바스크립트와 리액트를 주로 공부했다. 매일매일 조금이라도 공부하려고 노력했고, 처음에는 실력이 느는 것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조금씩 쌓이더니 2021년 1월의 나와 현재의 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정말 많이 발전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JSX 문법 사용하는 것이 어색했었고, AngularJS 및 자바스크립트 기본 문법들을 검색하며 사용해왔었는데, 지금은 이럴 때 클로저를 사용하면 되겠다라거나 클래스형으로 작성하면 좀 더 쉬울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우아한 테크러닝
회사 생활에 정말 만족하며 다니고 있었는데 6월에 정말 좋은 기회로 우아한 테크러닝에 참가하게 되면서 더 좋은 개발 문화를 갖춘 회사로 가고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현재 우리회사는 코드 리뷰나 페어 프로그래밍과 같은 개발 문화가 전혀 없는 상태인데 우아한 테크러닝을 하면서 내 코드를 누가 본다는 것 하나로도 코드를 작성할 때 더 깔끔하고 중복이 없는 코드를 작성하게 되는 요소가 된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그러면서 점점 좋은 개발 문화를 가지고 있는 회사는 어떻게 일하는지도 찾아보게 되었고 코드 리뷰는 정말 하고싶다는 생각이 지금도 너무 강하게 든다. 코드 리뷰를 통해 하드 코딩을 피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코딩 노하우들을 쉽게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 우리 회사에 코드 리뷰를 도입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현실이다. 개발자가 많이 없어서 코드 리뷰를 할 시간이 거의 없다. 개발 일정도 빡빡하기 때문에 만드는대로 제품에 반영해야 했다. 아직도 나는 내 코드가 제품에 바로 반영되어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지만 가끔 팀장님께서 내 코드를 수정해주시는 것을 보고 그래도 누가 내 코드를 읽어 주시긴 하는 구나라는 안도는 되었다.
재택 근무
7월부터는 재택 근무에 돌입하게 되었는데 나는 재택 근무와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꾸준히 해오던 공부도 조금 쉬엄쉬엄 하게 되고, 운동도 더 안하게 되었다. 나는 회사로 출퇴근 하는 것이 더 맞는 사람인 것 같다. 또 이때 기획 일을 주로 맡게 되면서 조금 힘든 시간을 보냈다. 나는 기획과는 너무 맞지 않는 사람인 것 같다. 아이디어를 내는 것 부터 ppt를 만드는 것 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우리 회사에는 없지만 기획자분들의 고충을 조금 느끼게 된 것은 큰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음에는 내가 기획을 맡지 않았으면 좋겠다....
11월에 재택이 끝났다. 새로운 SaaS 프로젝트도 들어가서 Spring Boot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객체지향이라는 것을 맛보게 되었고 정말 매력있는 개발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동안 자바스크립트로 개발하면서 왜 인터페이스를 만들고 이후에 클래스를 만드는지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인터페이스를 만들고 이를 구현한 클래스를 만들어 인터페이스 타입으로 받아 사용하면 변경에 용이하다는 것을 직접 사용해보면서 알게 되었다.
개인 프로젝트
아 그리고 개인 프로젝트도 하나 완성을 했는데 너무 폐쇄된 서비스라서 다른 분들은 직접 사용하지는 못하겠지만 친구들과 간단하게 사용하는 위키를 주소만 공개하려 한다. https://godbong.com AWS 에 올려서 서비스까지 하고 있는데, 현재는 내 친구들만 가입해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지만 관리자 페이지를 더 확장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공유하고 싶은 친구들과 글을 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만드는 것이 목표다.
아까 말했던 부분과 이어지는데 좋은 개발 문화를 가지고 있는 곳에서 더 빠르게 성장하고 싶어서 우아한 테크코스에 지원했었는데 결과는 아쉽게도 탈락이다. 합격한다면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배워서 좋은 개발자가 되고 싶었는데 정말 아쉽다. 한 해 동안 많이 노력했었는데 떨어져서 아쉽지만 경력 개발자로서의 길은 아직도 많이 열려 있으니 2022년에는 코드 리뷰를 하는 곳으로 꼭 가고 싶다. 물론 지금 회사도 정말 나에게 과분하고 좋은 곳이지만 더 빠르게 성장하고, 더 좋은 개발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보려 한다.
개인
달리기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공부를 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나름 달리기도 열심히 했다. 2021년 총 441km를 뛰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무릎이 약간 아프긴 한데 금방 나아지겠지!!
새로 산 것과 주요 지출
그리고 집에서 공부 및 개인 프로젝트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사실 우아한 테크러닝을 좀 더 열정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지만) 모니터를 한 대 구매했다. 만족도는 굉장히 높다. 현재 노트북만 사용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조금 돈을 모아서 모니터를 사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너무 편하고 좋다.
학자금을 다 갚았다. 그리고 적금을 시작했는데 적금이 만기되면 맥북을 살 예정이다. 아마 2월쯤 살 수 있을 것 같다.
중고차를 구매해서 정말 많은 곳을 다녔다. 가족들과 주로 다녔는데 철원, 파주, 양주, 별내, 속초, 춘천, 정읍 등 활동 범위가 넓어져서 정말 좋다. 특히 그동안 우리 집에 차가 없어서 엄마가 할머니 묘에도 잘 못갔었는데 지금은 한 두 달에 한 번은 갈 수 있는 것이 정말 차 사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독서
사실 개인이 아니라 개발자에 넣어야 될 것 같긴 한데... 1년 동안 읽은 책은 아래와 같다. 주로 자바스크립트 책과 좋은 개발자의 마인드를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들을 읽었다.
- Code complete
- 실용주의 프로그래머
- 읽기 좋은 코드가 좋은 코드다
- 인사이드 자바스크립트
- 자바스크립트 닌자비급
-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신앙
20살 부터 집 앞에 있는 교회를 다녔었는데 1월부로 새로운 교회로 옮기게 되었다. 교회를 옮기고 싶은 마음은 친구 교회에서 연탄 봉사를 하게 되면서 조금씩 생겼었다. 이전 교회에서는 이런 봉사가 있으면 다른 청년들에게 같이가자고 엄청난 설득 과정을 거쳐야 했었는데, 친구의 교회에서는 다들 자원해서 오고 기쁜 마음으로 연탄을 전달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기쁘게 봉사하고 신앙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코로나로 다른 교회의 청년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리면서 청년 예배가 있는 곳에 가서 더 내 상황에 맞는 말씀을 듣고 싶어졌다.
이전에 다녔던 교회에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어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고민한 끝에 2020년 1년 동안 이젠 정말 나가야 할 때라고 굳게 마음 먹고 교회를 옮겼다. 큰 규모의 예배당도 처음에는 낯설었고, 먼 거리에 내가 예배 드리러 꾸준하게 나갈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됐지만 이전 청년부 목사님께서 "교회에 가고 오는 시간도 하나님께 드리는 마음으로 가라"는 말씀을 기억하며 최대한 오프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려고 노력했다. 매주 예배를 통해 듣게되는 말씀들이 정말 내가 들어야 하는 말씀이었고 옆에서 들리는 다른 청년들의 찬양 소리도 정말 큰 은혜였다. 이렇게 주일 예배가 기다려졌던 적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예배 드리는 것이 이전에는 창피했을텐데 마음껏 찬양하고 기도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다. 진짜 많이 나를 변화시켜 주신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11월에는 순장을 하는게 어떻겠냐는 전도사님의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다. 아직 우아한 테크코스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태였고 혹시나 합격하면 학생이 되는데, 공부와 순장을 병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었다. 그런데 전도사님께서 상황을 보기보다 기도로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셔서 나의 신앙 생활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되었고, 항상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기도보다는 내가 처한 상황만을 보았던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상황은 어떻게든 만들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순장을 하겠다고 답변을 드렸고 현재까지는 너무 좋은 결정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신앙적으로 훨씬 더 성숙한 다른 순장님들과 다락방장님을 만나게 해주시고 순장 교육을 받는 과정을 통해 내 신앙을 돌아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나의 실패도 사용하시는 하나님을 알게 되었고, 내 기준에서는 지금 당장 우아한 테크코스에 떨어진 것이 실패이지만 이 과정도 사용하실 것을 믿는 믿음이 생겼다. 그래서 이제 어떤 것을 달라고 기도하기 보다 만약 이 길이 아니면 다른 길을 찾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되었다. 가장 좋은 때에 내가 있어야 하는 곳으로 보내주셨고, 나는 그동안 나의 입시와 취업과 연애가 실패의 연속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를 통해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게 해주시고, 그 친구들의 변화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어서, 하나님께서 그 친구들의 삶 가운데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보게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실패가 없으신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
2022년은...
2022년은 신앙적으로도, 그리고 개발자로서 2021년보다 더 단단해지는 한 해가 되고 싶다. 2021년은 정말 많은 성장을 했기 때문에 2022년은 이 성장을 단단하게 바꾸는 것을 목표로 달려갈 계획이다. 새로 만나게 된 순원들을 위해 매일 기도하는 순장이 되고, 프론트엔드 분야에서 지금 회사에 기여하고, 더 좋은 문화를 가진 팀으로 이직해서 좋은 코드를 만드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